환상의 경계에서 일렁이는 무심
(@My_bride_ 님의 커미션)
▪외관▪
하얗고 예쁘긴 한데…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 자주 듣는 첫인상이었다.
누군가는 은색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아주 옅은 회색, 내지는 백색의 머리칼. 단정한 듯 흐트러진 듯 자연스럽게 이마를 직선으로 덮은 일자 뱅 앞머리가 눈썹과 눈 사이까지 내려왔다. 귀 앞, 얼굴 라인을 따라 부드럽게 구불거리는 약간의 옆머리가 어깨에서 가슴 라인까지 내려오고 왼쪽이나 오른쪽, 날에 따라 어느 쪽이든 상관 없이 옆머리를 얇게 한 가닥 땋아 머리 뒤쪽에서 핀으로 고정했다. 기장은 풍성하게 허리까지 내려오는 정도로, 등에 닿는 긴 뒷머리는 일자로 아래로 뻗지만 앞쪽에서는 가슴 정도의 기장에 끄트머리에 약한 웨이브를 넣은 스타일이었다.
공식 무대 위에서는 머리 전체를 헐겁게 땋아 앞으로 내리곤 했다.
머리 색처럼 점 하나 없는 투명하고 하얀 피부에 눈동자는 깊이감 있는 짙은 파란색이다. 눈동자는 생기 있게 빛난다기보다는 차분하고 덤덤하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유별나게 위로 올라가는 일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도 없는 긴 눈꼬리는 언제나 일자 내지는 아주 조금 위로 올라간 모양이었다. 눈은 언제나 전부 뜨였다기보단 조금 모자른, 이른바 덜 뜬 눈에 가까웠다.
입매도 언제나 눈과 비슷하게 일자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일이 드물었다. 대체로 표정이 없거나, 멍하거나, 딱딱하거나, 무심해보이는 인상이었다.
장신구나 화려한 치장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새였지만 유일하게 머리 색과 비슷해 튀지 않는 실버 톤 귀걸이 정도는 하고 다녔다.
작은 체구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평균이거나, 평균보다 조금 큰 키였다. 교내에서는 단정한 기본 교복 그대로, 여름이든 겨울이든 위에 걸치는 것은 없고, 스타킹을 잊지 않았다. 추운 계절에는 니삭스를 덧대어 신었다. 신발도 언제나 단화나 굽 낮은 구두, 또 늘상 리본이 아닌 넥타이를 착용했다.
▪학년 / 나이▪
2학년 / 18세
▪키 / 체중▪
160cm / 45kg
▪성별▪
여성
▪유닛▪
Morpho Garden
▪동아리▪
테니스부
▪위원회▪
학생회(회계)
▪인지도▪
●●●●○
정확히 말하자면 성씨의 인지도가 높았다.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 기업의 이름에, 부친도, 할아버지도, 물론 큰할아버지도 친가 대대로 새하얀 머리칼에 파란 눈. 재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숨길 것은 아니었으므로, 유닛 가입 이후 SNS 등지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의 자신은 모르포 가든의 이리스일 뿐이라는 당사자의 대답도 같이 묶여서.
▪성격▪
차분한
" … …. 불렀어? "
차분하고 침착한, 들뜨는 법 없는, 감정이 고조되는 일도 없는, 표정 없이 잠잠한 사람이었다.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도 동요하지 않고 늘 같은 얼굴, 놀라는 일조차 보기 드물었다. 그나마 볼 수 있는 표정다운 표정이라곤 무대에서 가끔 보이는 잔잔한 미소 정도. 말이 적은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높낮이 없는 목소리와 필요 이상의 말은 줄이는 습관은 조용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마이페이스
" 싫어하지 않아. 그렇게 보였다면 미안하지만…. "
어떤 것을 할 때도 표정 변화가 없었으므로, 어떠한 행동 원리로 움직이는지는 알기 어려웠지만 일단 본인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것을 했다. 큰 소리로 말하거나, 강하게 주장하는 일은 없어도 의견과 주관이 뚜렷한 편이었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이 없었다. 표현도 직설적인 편이어서 모르는 사람이 듣기엔 차갑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 탓에 가끔 상대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샀으나 본인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
" 맞는 말이야, 그렇게 할게. "
그러나 모든 언행은 언제까지나 상식적인 선에서 이루어졌다. 선을 넘는 언동은 없었고, 그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해결하고자 했다. 어떠한 결정을 할 때, 첫째로 경제학책에나 나오는 이론으로서의 합리성을 시도하는 사람이었다. 괜한 자존심 세우는 일이나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해야 할 일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도록. 남의 의견이 더 옳은 것 같다면 곧바로 깔끔하게 사과하고 철회했다.
+ 꼭 모든 것이 그렇지만은?
토리노스에서의 1년하고도 반, 이리스의 언행은 이전과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 본인은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단순히 그 뿐은 아니라…
▪기타▪
생일은 4월 17일, 양자리, 혈액형은 RH+ O형.
유통업계의 대물, 이름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는 일본 유수의 대기업 `히토츠바 그룹` 의 창업주가 이리스의 큰할아버님이다. 아버지는 히토츠바의 백화점 계열의 부사장, 어머니는 짧게 활동하고 은퇴한 전 소프라노. 형제로는 한 살 터울의 남동생이 한 명 있으며 사이는 데면데면하다.
그야말로 부잣집 아가씨로, 평소에는 그다지 티를 내지 않지만, 가끔 툭툭 가볍게 나오는 언행이 주변에 이를 상기시키곤 했다.
본래는 `虹` 라 쓰고 이리스라고 읽는 이름이었다. 중학교 3학년 말에 개명 신청을 했고 현재는 서류상으로도 `いりす` 가 되었다. 이유는 입에 올린 적이 없다.
전 성악가였던 어머니의 지도와 지원으로 보컬은 어릴 적부터 개인 교습을 받으며 취미로 해왔고,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는 않을 실력은 되었다.
양친 모두 노래를 전공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이리스가 실용음악과가 아닌 아이돌 과에 붙어서 돌아왔을 때는 놀라기도 했지만, 딸의 선택을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주고 있다.
좋아하는 건 계획대로 풀리는 일들, 생각 없이 보낼 수 있는 여유 시간, 달달한 디저트와 차 한 잔. 입이 짧아 많이 먹지는 못한다는 점이 옥의 티였다. 싫어하는 것은… 공식적으로는 밝힌 바 없지만, 잘 살펴보면 특정 메뉴가 나오는 날엔 식당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 수 있을 터였다.
성적은 순위에 들 정도로 상위권이다.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편. 특히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 그리고 경제학.
성격처럼 목소리에도 감정이 실려 나오는 법이 없었다. 톤 변화 없는 조용하고 조곤조곤한, 가끔은 나른하게 늘어지기도 하는, 냉랭한 목소리, 가끔 찬바람이 쌩 불어오는 듯한 말도 있긴 했지만, 적의가 담긴 것은 아니었다. あら, ~わ, 같은 아가씨 말투가 섞일 때도 있었는데, 무미건조한 목소리와는 미묘한 조합이었다. 1인칭은 나(私), 2인칭은 대체로 성이나 이름으로 불렀고, 친하지 않은 연상일 경우에 여기에 님 자를 붙였다. 그리고 대체로 모두에게 반말이었다. 이건 그냥, 말버릇 같은 거라서. 싫으면 말 높일게.
평소 생활은 지극히 모범적이다. 전날 몇 시에 잠이 들든 이름 아침 기상하여 하루 세끼를 다 챙겨 먹으며(양은 적었다.) 연습에도 부지런히 참여하고 동아리 활동, 공부, 학생회 일, 알게 모르게 조용조용 전부 밀리지 않게 해결했다. 언제 다 했느냐는 물음에는, 아까, 가벼운 두 음절로 답했다.
몸 움직일 줄 모르는 사람 같이 생겼음에도 테니스는 어느 정도 할 줄 알았다. 집에 테니스장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운동으로 해왔기 때문.
방학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 있는다.
+ 2학년 여름방학 기간에는 평소의 이리스라면 안 했을 만한, 그리고 안 해본 것들을 다양하게 하고 다녔다. 자전거 타기와 오락실 가기, 만화책 읽기, 하루에 한 번씩 어떤 혼잣말 하기,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 공연 보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약간 살이 빠지기도.
이시와타리 아나 : 클래스메이트. 왜인지 식당에서 항상 마주치고 같은 자리에 앉는 것 같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리스가 식당 대신 매점을 택한 날에 아나가 먼저 말을 걸어온 이후로 조금씩 말도 트고 대화도 느는 중. 여전히 대부분은 조용한 관계지만, 서로를 인식하고 친밀감도 느끼고 있으며 서로만의 느긋한 대화도 이어가고 있다.
오기하라 쵸쵸메이 : 2년째 유닛을 같이하고 있는 모르포 가든의 리더이자 선배. 처음엔 분명 무서운 사람이었던 것 같았는데, 어느 샌가 본인을 귀여워하는 말랑한 선배만이. 일년 넘게 같이 유닛을 하며 현재는 많이 친해졌고, 배울 것이 많은 존경스러운 선배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 겉으로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다른 사람들보단 편하게 여기고 있을지도.
에비스자와 이든 : 어릴 적 사교계 파티에서 종종 얼굴을 마주치다가 토리노스 입학 이후 우연히 만나 통성명하고 말을 트게 된 사이. 유닛을 고민하던 두 사람이 모르포 가든에 같이 들어오게 된 것도 이리스가 이든에게 권유했기 때문이다. 이후 같은 유닛원이 되어 1년 넘게 좋은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로가 좋아하지 않는 모종의 화제만큼은 입에 올리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타카나시 카즈야 :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 서로의 존재만 인식하고 있다가, 같이 차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대화를 하게 된 이후부터는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친구라 부를 법한 사이가 되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보지 못하다가 토리노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금새 서로를 알아보았다. 이전처럼 인사하고 대화도 하곤 한다.
오오모리 센카 : 같은 방 룸메이트. 어느 날 센카가 같이 홍차를 마시자고 권유한 걸 계기로 같이 티타임 메이트가 되었다. 센카가 찻잎을 가져오거나 차를 대접하면 이리스도 디저트를 가져오거나 티세트를 꺼내 선물하기도 한다. 조용하고 편안한 204호 미니 다과회는 오늘도 성행 중.
아야노코지 니샤 : 같은 유닛원이자 학생회 동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닛 멤버지만, 학생회실에서 같이 일을 할 때 만큼은 남들이 보기엔 둘이 별로 안 친한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형식적 비즈니스 관계가 된다. 학생회실에 두 사람만 있을 때는 학생회실 체감온도가 삼 도쯤 떨어질 정도. 그러나 유닛실에나 사적으로 볼 때는 다시 서로 팔이 안으로 굽는 친한 사이가 된다. 서로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공사구분 칼같은 관계.
사에구사 네이븐 : 중학생 시절, 영국에서 전학온 네이븐이 이리스에게 다가와 일본에 대하여 알려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학교 생활을 알려주며 같이 다니게 되었다. 종종 같이 놀러도 나가며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이리스가 토리노스라는 학교를 진학 선택지에 넣게 된 것도 네이븐의 덕분이었다. 요약하면,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 사이.
아카기 코미 : 학생회의 유일한 1학년 동료,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목표는 학생회장이라고 말하는 당당함과 의욕 넘치는 태도를 나름 괜찮게 여겼던 것도 같다. 코미의 말에 대답으로 나도 회장 할 건데. 같은 이야기를 한 이후로… 두 사람은 의외로 잘 지내고 있다. 완전히 안 맞을 수도 있는 성격임에도 별 탈도 없고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에는 딱 어울리는 괜찮은 학생회 선후배 관계.
쿠즈하나 린 : 테니스부 부장과 멤버로 만나, 동아리 시간에 같이 연습도 하고 시합도 하지만 늘 지고 있다. 실력을 높여 보고 싶어서 린에게 배우려고 물어봐도 린의 설명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고…. 그래도 끄덕이며 듣다 보면 테니스 이야기는 어느 샌가 180도 변해서 같이 새로 생긴 디저트 카페를 가자는 이야기가 되어 있고, 디저트는 좋으니까 먹으러 간다…. 가 패턴. 나름 사이 좋은 선후배 관계.
코노시 칸야 : 어머니끼리 아는 사이였으며, 집도 서로 가까웠기 때문에 자주 왕래하게 되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었다. 즉 세간에서 말하는 소꿉친구. 단짝처럼 같이 붙어 다니는 친한 친구랑은 거리가 멀고 그저 오랫동안 같이 알아온 친구 사이라는 쪽이 가깝다.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데다가 같이 있을 때도 대화는 담백한 편이어서 오래된 친구라고 말하면 주변이 놀라기도. 하지만 오래 알아서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칸야는 믿을 만한 사람이며 편한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